음악

이승환 - 붉은 낙타

킴쥼 2016. 6. 5. 17:46
퍼렇게 온통 다 멍이 든
억지스런 온갖 기대와 
뒤틀려진 희망들을 품고 살던 
내 20대
그때엔 혼돈과 질주로만 가득한
터질듯한 내 머릿속은
고통을 호소하는데 
내 곁엔 아무도 

나는 차라리 은빛사막에 붉은 낙타 한마리 되어 
홀로 아무런 갈증도 없이 
시원한 그늘,화려한 성찬,신기루를 쫓으며 
어디 객기도 한번쯤 부려보며
살았어야 했는데 아까워 

안돼!라고 하지 못한 건 
허기진 내 욕심을 채울
착한척 하려한 
나의 비겁한 속셈일 뿐이야 
장미빛 미랜 저만치서
처절하도록 향기로운 냄새로 
날 오라하네 이리 오라하네 

나는 차라리 은빛 사막에 붉은 낙타 한마리되어 
홀로 아무런 갈증도없이 
시원한 그늘,화려한 성찬,신기루를 쫓으며 
어디 객기도 한번쯤 부려보며
살았어야 했는데 아까워 

난 가고 싶어 은빛 사막으로 
난 가고 싶어 붉은 낙타 한 마리되어






혼돈과 질주로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장미빛 미래를 쫓는 것과

사막의 낙타가 되어 그늘, 성찬, 신기루를 쫓는 것

왜 그는 후자에 더 큰 가치를 두었을까?
단순히 '가지 않은 길'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터질 듯한 머릿속이 고통을 호소했기 때문에?
하지만 아프니까 청춘인걸?
글쎄. 둘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나는 더이상 핑계대지 않고 계획보다 약간 더 많은 시간과 체력과 훨씬 더 많은 돈과 노력을 투자해서 이번 여름을 즐겨야겠다. 이것들이 나에게 더이상 가치없어질 것을 걱정하지 말고 가치가 있고 여건도 될 때 마음껏 즐겨야지. 그리고, 또 그래야, 아까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질주를 멈추지 말아야지. 투자되는 노력에는 이것이 포함된다. 청춘은 한 번 뿐이지만 그게 인생의 전부는 아니니까..






2016.08.30.


어제 책장 정리를 하다가 <꽃들에게 희망을>을 다시 읽었는데 이 글을 보니 그 책에 나오는 애벌레들과도 연관이 지어진다.

수 년 전에 그 책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