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인생

심기일전 목요일(망했나)/오늘도 가스라이팅~

킴쥼 2018. 4. 19. 17:54
(심기일전 하니까 난데 없이 텐키잇텐 뉴 핑키! 가 떠오르는 어쩔 수 없는 구 오방 덕후,,)

어젯밤에 오랜만에 하루 동안의 시간 별 세부 계획을 세우고 잤다. 역시 전날 밤에 내일의 계획 세우기는 매우 좋다.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오글ㅋ) 중 시뮬레이션하기와도 비슷하다. 내일 이거 이거 해야지 하고 약간 설레는 마음으로 밤들었다 :) 낮잠 때문에 잠드는 데 두 시간 걸렸지만. 그래도 제 때 일어나서 밥도 먹고 운동도 하고 씻고 계획이 널널해서 나름 잘 지켰다. 그리고 카페 와서 이력서, 자소서 쓰는데 시간이 정말 안 가더라. 한 시간 쯤 좀 보다가 (아직 시간이 이것밖에 안 됐어? 좋군?) 갑자기 심스크랩으로 빠져들어서... 세 시간여 보내고 다시 이력서자소서 쓰기로 돌아오니 배가 고파서 머리가 안 돌아간다. 하하하하하. 어차피 계획 상으로도 15분밖에 안 남았다네. 괜찮아 자기비하 말고 좋은 시간 보냈다고 생각하고 남은 시간 열심히 해서 꼭 완성하자. 할 수 이따. 근데 일단 집 가자 막 어지러움^ㅗ^

...그리고 미세먼지 땜에 집에 있었더니 아무 것도 안 했다 ^^



방금 아빠와 나눈 대화

아빠: 다 먹었어? (음식이 얼마나 남았는지 잘 안 보일 수 있는 상황)
나: (고개 저음)
아빠: 아니,
나: 난 다 먹었어
아빠: 그니까. 다 먹었어?(처음과 똑같은 억양)
나: 응.

다 먹었냐는 질문은 있는 남김 없이 다 먹었냐는 뜻과, 먹을 만큼 다 먹었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모호한 아빠의 질문에 나는 두 가지 답을 다 했다(음식은 아직 남아있고 & 난 먹을 만큼 먹었다). 근데 꼭 저렇게 '내가 잘못 말한 게 아니라 네가 잘 못알아들은 거'라는 도장을 찍고 싶을까? 하여튼 가스라이팅 못잃어.

항상 그렇다. 자기 잘못은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인정할 수 없고, 지적 당하면 화나니까 개무시하고 갑자기 다른 얘기 함. 바보 같은 여자가 감히 내 잘못을 지적하다니 성가시고 존심 상함. 반대로 엄마나 나(특히 엄마)의 잘못은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네가 그렇지. 넌 맨날 왜 그러냐. 책은 뭐하러 읽냐. 정신을 어따 두냐.' 그러는 본인은 얼마나 멍청하고 실수 투성이인 인간인지를 모르고. 꼭 그렇게 후려치지 않으면 혓바늘이 돋나 보다. 아 혓바늘은 양치 안해서 돋는 듯. 하여튼 더러워 ㅠㅠ

아빠가 한남임을 인식할 때, 엄마와 내가 가해 당할 때마다 정말 정말 싫고 괴롭다. 그런 가해들은 오랜 기간 동안 내 뼈와 살로 축적되어 스스로를 괴롭히기까지 이른다. 이미 내 일부가 돼버린 것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몸부림쳐야 하는데 아빠는 여전히 가해를 멈추지 않고. 그런데 저 가치관을 바꾸려면 아니 적어도 new norm을 이해시키려면 그 과정에서 또 겁나 고통받아야 해. 근데 난 (방식이 어찌 되었든 간에..휴) 아빠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고마운 것도 많긴 해. 그리고 아빠도 한편으론 피해자고 불쌍해. 근데 사실 피해자의 차원을 넘어서서 명백하게 나쁜놈이기도 해. 와아 대환장^^!! 오늘도 피해자 혼자 고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