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인생

선잠/어제 본 클래식공연/다시 운동, 운동의 즐거움

킴쥼 2018. 12. 21. 08:16
어제는 10시간 꿀잠 자더니 오늘은 선잠 잤다. 여러 번 깨고 덕분에 꿈도 기억나고(고슷 서나 태선 알리 나와서 같이 놀고 그랬다ㅜㅜ내 마음 속에선 아직도 그 조합이구나) 한 시간 더 자고 싶은데 뒤척뒤척이다 일기.



어제 스테판피재키브 w. 지용, 대니구 공연을 봤다. 클래식 공연 정말정말 오랜만. 병원 갔다가 마음 가라앉힐 장치로, 마침 40% 할인하길래 매우 좋은 자리로 예매해뒀다. 알차게 송리단길 카페에서 책도 읽고 폰도 하고 공연 프로그램도 찾아보면서 시간 보내다 단디(진짜 그 뜻이었을 줄이야)에서 호르몬동 먹고 월드몰에서 시간 보내다 공연 보고 왔다. 호르몬동은 맛있었지만 조금 느끼했고(와사비 굿굿) 안 매운 채소 반찬도 있었으면 했다.

롯콘은 처음 가봤는데 테라스가 있었다.

엄청 예뻤다. 역시 야경엔 빛과 물. 위에서 내려다본 롯데몰 풍경도 새로웠다.

공연은 좋았다. 평소 자주 보던 공연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낀 것도, 보고 싶었던 뮤지션의 공연을 드디어 본 것도 좋았다. 즐겁게 연주하는 모습들도 좋았고 정말 몰입돼서 숨도 못 쉬겠는 부분들도 많았고. Also discovered a whole new world of fandom.

요즘 알랭드보통의 <여행의 기술>을 읽는 중인데, 공연을 보면서 여행에 대한 기대와 공연에 대한 기대가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공연을 볼 때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 늘 아티스트의 등장인 것도 비슷한 거라고 해야 하나. (한 곡 한 곡 끝날수록 아쉬워 죽겠거든ㅠㅠ) 이번 공연도 가기 전에 프로그램 찾아보면서 기대에 부풀고 기분이 엄청 좋았다. 공연 보면서 깨달았는데 심지어 전날 밤 내가 연주를 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 물론 실제 공연도 기대와는 또 다르게 엄청 좋았지만, 그건 선택적 기억으로 남은 몇몇 장면들이고, 그 뒤에 여러 숨겨진 장면들도 있었으니까. 옆자리 관객 분, 딴생각, 약간의 노곤함 같은. 그러나 그건 내 경험을 더 특별하게 만들기도 하고 어차피 기억이나 기록에서 자연도태된다. (그렇게 나는 행복하고 우아하게 공연을 즐기고 온 사람이 되었다.ㅋㅋ)



드디어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홈트로 필라테스. 일주일에 세 번은 할 작정으로 시작했는데 지지난주 한 번, 지난주 한 번 하더니 이번주는 삼일 연속으로 했다. 일단 이번주 작심삼일 성공한 걸로 만족ㅋㅋ 내 페이스에 맞춰서 적당히~ 하니까 너무 괴롭지도 않고, 근육이 운동되는 느낌도 좋고, 지난주까진 슬슬 했는데 이번주에 딱 30분씩 이틀 하니까 몸이 눈에 보이게 달라져서 더 즐겁게 하게 된다.

전에는 운동을 운동보단 노동 같은 느낌으로 했었다. 나에게 '운동 = 힘든 것'이었다. 그런데 몇 년 하다 (쉬다 하다 쉬다 하다) 보니 자세들도 좀 더 익숙해지고, 어떤 자세를 할 때 어떤 부위에 어떻게 힘을 줘야 될지, 그러면 어떤 효과가 있을지도 더 잘 알게 되고, 운동한 다음날 정말 근육이 붙고 튼튼해지는 느낌(근육통이 오면 내가 자세 제대로 했구나 싶어서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도 받고, 예뻐지기 위해서보다 건강과 체력을 높이기 위해서 하다 보니 점점 거부감이 사라지고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 마음챙김과 함께 몸챙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