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의 아니게 하루종일 잤더니 여태 잠이 안 온다. 불필요하게 잠을 많이 자면 꼭 악몽을 꾸더라. 아니면 그냥 최근의 내 심리상태가 그런 건지.

게다가 늦은 시간에 군것질을 하기도 했고 늦게까지 영화를 보기도 해서 아직까지 깨어있다. 그냥 밤을 샐까 싶기도 한데 그러면 내일 하루는 만신창이가 될 것이다. 절대 집에 있으면 안된다. 그래서 눈만이라도 감고 휴식을 취하려고 했는데, 누워있자니 생각이 많아져서 일기를 쓰고 싶어졌다.

부정적인 생각이 자주 든다. 나의 단점, 삶의 그림자, 세상의 그림자, 그리고 그것들은 해결하기 어렵다는 생각.

많은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 이전의 일기들과 동어반복이 될 것 같다. 왜 끝난 생각을 되풀이하고 또 되풀이하는 걸까? 생각은 끝났지만 그대로 실천이 안 돼서 그런가보다. 관성과 습관은 위대하다. 무섭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외롭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스마트폰에 중독이 되어있는데, 연락 오는 곳은 없고, 연락할 만한 곳도 없고, 더 소비할 콘텐츠도 떨어졌다.

comfort zone에 오래 머무는 중이다. 마음이 편치 않다. 여기 머무는 자체가 불편하다기보다는 더이상 머물 수 없는 시간이 다가와서 그런 것 같다.

내일은 아니 오늘은 친구를 봐야겠다. 그 어느 것에도 쫄지 않고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
......
어렵다 어려워. 부족한 나에게 화가 난다. 그래서 분노의 음악을 듣나보다. 아니 요즘은 별로 맘에 드는 음악이 없다. 아니 실은 세 번째 사춘기를 겪고 있는 것 같다. 부모님께는 반항심이 치솟고 머릿속은 질풍노도.

다음 생이 있다면 절대로 이런 거지 같은 세대로 태어나지 않을 거다. 우리를 세상에 태어나게 해놓고 이런 세상을 물려준 사람들은 죄책감을 느껴야만 한다. 더 노력을 하라고 말하거나 혀를 차는 대신 미안하다고 사과해야만 한다. 이미 당신들보다 더 힘들게 노력하고 있는 걸 당신들만 모르지.

모든 20대가 이렇게 질풍과 노도를 맞는 걸까? 나이 먹는 게 어렵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겠지. 언젠가 깨달을 수 있겠지. 그러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해야 하는 거겠지..

korn 음악을 틀었는데 어느새 coldplay로 넘어갔다. 참 대중적인 음악이다. 대중적인 정체성을 갖는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 . .요즘 여러모로 마이너리티에 빠져있었더니 이런 질문을 다 하네.

나는 음악을 했어야 할까? 내가 음악을 했다면 어땠을까?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도 같다. 똑같은 태도로 똑같은 고민을 하다 똑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게 아닐까?

한 시간 뒤면 동이 튼다. 우주는 부지런하다. 다시 태어난다면 자연물이 좋을까? 자연물이라, 어디까지가 자연물일까? 실은 사람도 자연물인데.

콜드플레이 공연이 빨리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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