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만 배웠다 항상.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착하게 행동하면 칭찬을 들었다. 내 기억에 부모님 말씀도 잘 골라 들어야 한다고 처음 말해준 사람은 스무살 때 들었던 한 교양 수업 교수님이었다. 나름 인생교훈을 많이 들려주셨던 분. 그 얘기를 듣고난 뒤에도 아주 그대로 실행하진 못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했음에도 똑같은 잔소리를 하시는 부모님과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를 여전히 원망했다. 어쩌면 여전히 그렇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자란 내가 부모가 되었을 때 내 자녀에게 얼마나 쿨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잔소리하는 부모보다는 은연중에 부모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있는 내가 문제인 것 같다. 얼마전에 피터파커에게 원치 않던 잔소리를 하는 토니스타크를 보면서도 이런 종류의 생각이 맴돌았다. 그래도 피터는 할 수 있는 한 원하는대로 했다. 과거의 토니도 그랬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아티스트도 (아마) 그랬다. 

부모님 말씀을 열심히 들었을 때의 문제점 중 하나는 그게 핑곗거리가 된다는 것이다. 온전한 책임감을 갖기가 힘들다. 그래도 노력은 하고 있다. 아닌가? 자꾸만 사는 대로 생각하고 있는데. 특히 남을 따라 살 때는 생각대로 살기가 더 어렵다. 수능 공부를 할 때도 스스로 발전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나중에도 그건 사람 사는 것 같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여전히 동기부여가 힘들다. 원래 나라는 사람이 정기적이고 인위적인 동기부여가 필요하고 방법도 어려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그건 생각대로 살지 않아서 그런 것 같고, 그런데 또 내가 살고 싶은 생각이 뭔지도 잘 모르고, 그건 보수적인 부모님의 교육 때문인지 내가 원체 수동적인 사람이라 그런 건지, 원래부터 아무 생각 없이 사는 타입이기는 한데. 여튼 또 그러면서 통제받는 건 겁나게 싫어하고 참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일하고 놀고 사랑하고 연대하라는데 노는 건 제일 열심히 하고 있고 연대도 나름 노력하고 있고 일하는 건 진짜 억지로 하느라 제대로 되지가 않고 있고 사랑은 할 생각도 없는 것 같다.

이쯤 쓰니까 또 구슬퍼졌다. 아니 생각해보니까 생리 일주일 전이라 그런가보다. 진짜 누가 제발 생리 없애는 약좀 개발해줘 제발.. 제대로된 PMS 치료법좀 제발... 약이라도 먹어볼까.. 호르몬약이라 또 부작용이 걱정되고.. 근데 또 달마다 우울증 겪는거 너무 괴롭고...

노래 틀어놨는데 마침 소용돌이가 나온다. 가사가 참 encouraging하다. 네 힘내겠습니다. 중2스럽지만 음악이 진짜 평생친구다. 내 사랑하는 락스타들 죽을때까지 음악해줘... 그러는 나는 죽을때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잠재와 실재가 넘나 다른게 문제~~셀프폭력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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