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B언니의 '일기 쓰는' 사람에 대한 발언에 귀찮으면 귀찮은대로 일기(와 사고)를 외면해왔는데, Amy가 쓰라길래 쓴다. ㅋㅋㅋ

요즘은 무슨 생각을 했나. 아무래도 명절이라 가족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부모에 대한 오랜 미움과 그것이 합당한가에 대한 고민도 여전하고, 살도 많이 빠지고 잘 걷지도 못하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내가 늙었을 때를 생각하게 되고 그랬다. 그렇게나 건강했던 사람이. 나에게 그런 날이 온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 결혼이나 출산으로 이루어진 가족이 있거나 없다면 달라질까? 어른이 되는 것도 노인이 되는 것도 참, 너무 힘들다. 당연히 좋게 볼 수도 있는 거 안다. 내 마음이 힘드니까 다 힘들게 보이지 나도 안다.

아버지는 내게 가장 큰 스트레스다. 지난 일들은 다 차치하고라도 (실은 절대 차치할 수 없거니와) 몸에 밴 맨스플레인과 가스라이팅 대체. 옛날 사람이니까 무시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 잘 안 된다. 계속 같이 살다간 화병날 것 같다. 진짜.. 어쩌지?

에이ㅆ 일기 써봤자 답도 없는 채로 어쩌지로 끝나네. 일기가 그렇지 뭐. 삶이 즐겁지가 않고 너무 힘들어서 절대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지 않다고도 자주 생각한다. 아이 낳을까봐 겁나서. 잠재적 자손들아 인생 비추란다. 20대에 나와 그리고 세상과 열심히 싸우다가 30대가 되면 더 행복해질 거라고 굳게 믿고 있는데, 아니면 진짜 인생 진짜.. 조져버려..

참, Amy는 self-hate과 마주하라고 했는데. 아아 넘 어려운 과제네. 사실 부모님에 대한 증오도 일부는 스스로에 대한 것이다. '(의도했든 아니든) 나에게 이런 면을 만들어주고 또 계속 그런 면을 전시하다니' 같은. 나를 좋아하는 게 이렇게나 어려운 일일지 몰랐지. 진짜로.. 몰랐다.. 내가 나를 왜 시러해! 라고 생각했었다(아님 걍 아무 생각 없었나).. 나를 사랑하기 위해 노력했더니 좋아하는 건 또 별개의 문제였다. 으악 어려워!!! 다음에 마주하기로 하자. ^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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